조세형 민주당 상임고문 별세

국민회의 총재 권한대행과 주일본대사를 지낸 조세형 민주당 상임고문이 17일 오전 타계했다. 향년 78세.

조 고문은 지난 1일 뇌경색 증세로 쓰러진 뒤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 고문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큰 충격을 받았다”며 “쓰러지기 이틀 전에도 봉하마을로 조문을 다녀왔었다”고 말했다.

전북 김제 출신인 조 고문은 합동통신 기자를 거쳐 한국일보 편집국장을 지내는 등 30년 가까이 언론인으로 지냈다. 1978년 제10대 총선 때 신민당 후보로 서울 성북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이후 서울 성동과 경기도 광명 등으로 지역구를 바꿔 13∼15대 의원을 지냈다. 8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평민당 후보의 선거부위원장으로 활약했고, 96년부터 3년간 DJ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국민회의 총재 권한대행을 지냈다. 97년 대선 때 DJ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간 DJP공조를 이끌어낸 주역이기도 하다. 99년에 한나라당 서상목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행직에서 물러났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인데다 “여당은 야당을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평소 지론 때문에 여당 총재 권한대행을 하면서도 한나라당 인사들로부터 거의 공격을 받지 않았다. 16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손학규 의원에게 패배했지만 2001년 DJ에 의해 주일대사로 발탁돼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까지 대사를 지냈다. 그는 최근까지도 현안이 있을 때마다 직접 당사로 나가 민주당에 정치적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전주고 후배인 정동영 의원을 많이 아껴 2007년 대선 때 선대위원장으로 활약했고, 지난 4월 재보궐선거 때는 민주당이 정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성훈(하나대투증권 부장), 성주(기아차 미주법인)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장지는 김제 선영이며 발인은 20일이다(02-3410-6915).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