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향한 대장정에 나선 축구대표팀이 1년 4개월에 걸친 힘겨운 예선 일정을 모두 끝내면서 '20년 만의 예선 무패'와 '7회 연속 본선 진출'의 값진 전리품을 챙겼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8차전 이란과 홈 경기에서 후반 6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36분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점골이 터져 1-1로 비겼다.

지난 7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원정으로 치른 최종예선 6차전에서 이미 '본선행 티켓'을 확정한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7차전(0-0무) 및 이란과 8차전(1-1무)까지 무패를 이어가면서 3차 예선(3승3무)과 최종예선(4승4무)을 통틀어 13경기 연속 무패행진(7승7무)을 일궈냈다.

한국이 월드컵 예선에서 무패로 본선에 오른 것은 지난 1989년에 치러진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9승2무)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특히 허정무 감독은 20년 전 이회택 감독을 보좌하는 트레이너로서 무패 본선행을 경험했던 터라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01년 거스 히딩크 감독을 시작으로 7년 동안 이어졌던 외국인 감독 전성시대를 마감하고 2007년 12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허정무 감독은 지난해 1월 칠레와 친선전에서 0-1로 패해 씁쓸한 데뷔전을 치렀지만 투르크메니스탄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1차전에서 4-0으로 완승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2월 중국에서 치러진 동아시아연맹선수권대회에서 1승2무로 우승을 차지한 대표팀은 지난해 3월 26일 북한과 3차 예선 2차전을 앞두고 북한 측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문제 삼으면서 우여곡절 끝에 중국 상하이에서 경기를 치러 0-0로 비겼다.

경기 직전 합류해 손발을 맞춰볼 겨를도 없이 출전한 해외파들의 몸은 무거웠고, 소속팀에서 오랜 결장과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의 우려 속에서도 해외파를 변함없이 신뢰했던 허 감독의 선수 기용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월드컵 예선 '지옥의 4연전'을 시작한 지난해 5월 31일 요르단과 3차전 홈 경기에서는 두 골을 앞서고도 2-2로 비겨 팬들의 질타가 이어졌고, 허 감독은 2007년 아시안컵 대회 당시 음주 파문으로 징계를 받은 골키퍼 이운재(수원)의 사면 얘기를 꺼냈다가 번복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더구나 허정무 감독은 동아시아연맹선수권대회 2, 3차전과 월드컵 3차 예선에서 2, 3차전에서 모두 비기면서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 '허무 축구'라는 꼬리표를 달고 말았다.

그나마 요르단과 3차 예선 4차전 원정 경기에서 1-0 승리를 지켰던 대표팀은 투르크메니스탄과 3차 예선 최종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김두현의 '원맨쇼'로 3-1 완승을 하며 겨우 체면을 살렸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허정무 감독에게 굳은 믿음을 주지 못했고, 기술위원회마저 "검증된 선수로 경기에 나서야 할 때가 됐다"라며 허 감독의 '선수 실험'을 압박했다.

최종예선 출발도 썩 매끄럽지 못했다.

북한이 또다시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 불가' 입장을 주장해 어쩔 수 없이 중국 상하이에서 치러진 최종예선 1차전에서 대표팀은 0-1로 밀리다 기성용(서울)의 동점골로 겨우 비겼다.

무승부가 잦아지자 언론과 팬들은 허정무호의 골 결정력 부재와 수비 불안을 집중적으로 도마에 올리면서 경질설까지 대두하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최종예선 2차전 홈 경기에서 이근호(이와타)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곽태휘(전남)가 연속골을 터트리며 4-1로 대승하고, 원정으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예선 3차전에서도 2-0으로 이기면서 감독 경질설을 수면 밑으로 가라앉혔다.

대표팀은 난적 이란과 치른 최종예선 4차전 테헤란 원정에서 힘겹게 1-1로 비기는 성과를 거두고 나서 북한과 5차전 홈 경기에서 김치우(서울)의 행운 섞인 프리킥 골로 1-0으로 이기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본선진출의 최대 고비처였던 중동원정도 만족스러웠다.

대표팀은 지난 6일 UAE와 최종예선 6차전에서 박주영(AS모나코)과 기성용(서울)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면서 감격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했다.

태극전사들은 이후 한결 편안한 마음에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 최종예선 7차전에서 박빙의 승부 끝에 무승부를 기록해 B조 1위를 확정했고, 마침내 이란과 최종전에서 선제골을 내주며 무패 신화가 깨지는 듯했지만 후반 36분 박지성이 천금의 동점골을 터트려 20년 만에 '예선무패 본선진출'의 역사를 일궈냈다.

Posted by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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